시가 있는 여행 이야기
2013/4/27 안면도[3] - 바람아래해변
즐팅이
2013. 4. 28. 22:03
* 승언리를 지나 고남 쪽으로 쭈~욱 가다보면 농로길을 돌아돌아 바람아래가 있다.
가장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바람 아래로 숨겨둔 말을 찾으러 간다
- 김춘 시
파도를 향해 뛰어들지 않는 청춘을 팔았다. 청춘이 없으니 걷는다. 걸어서 건너는데 별이 밟힌다. 떨어진 별에 발이 베인다. 베인 발에서 분침과 초침이 쏟아져 나온다. 시침은 팔린 청춘의 젊음을 따라갔다. 몰아서 오는 졸음을 잠깐 졸고나면 보름쯤은 기록 없이 사라져 있다.
그 사이에 그대가 앞서 건너갔다. 어긋난 인연과 위장 속에 남겨진 적막한 술 몇 모금, 녹슨 눈물의 입자들. 하얀 포말이 인다. 포말이 발목에 감긴다. 아니다 아니다. 아직은 아니다. 숨겨둔 말이 있다. 바람 아래에는 숨겨두고 건네지 못한 말들이 쌓여 있다.
파도가 건네지 못한 말들을 쓸며쓸며 우는 사이 붉은 커튼이 내려온다. 커튼 자락을 잡아당겨 식탁을 준비한다. 그대는 어디로 사라지고 너무 고요한 저녁식사 시간. 숨겨두고 건네지 못한 말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두 눈을 비비고 보아도 분명 숨겨둔 말들이다.
바람아래 해수욕장을 들어가기 전에 염전이 있다.
- 쓰러져가는 소금창고 -
바람아래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