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사람들] 취재기자입니다

부평사람들 209호 - 30년 한길'미싱 자수의 장인' 권인희 씨

즐팅이 2013. 8. 27. 10:01

 

 

재봉틀로 그림을 그리다

 

30년 한길‘미싱 자수의 장인’권인희 씨

 

[2013-08-22 오후 3:10:49]

 

 

색색의 실로 천에 붓 대신 재봉틀로 그림을 그린다? 산곡동 한신상가에 있는 ‘예원자수’의 문을 열자 드르륵드르륵 한복 치마 위에서 한 송이, 두 송이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손님들이 구멍이 났거나 찢어진 옷, 올이 나간 니트 등을 가져오면, 미싱 자수(기계 자수)의 장인 권인희(60·산곡동) 씨의 손에서 다른 느낌의 옷으로 멋지게 거듭난다. 옷은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강아지도 뛰어다니는 캔버스가 되는 것이다.

권인희 씨가 미싱 자수를 접한 시기는 30대 초반 우연히 이웃집에 갔다가 미싱 자수를 보게 되면서였다.

“그 길로 제물포에 있던 ‘민혜 고등기술학교’에 등록하고 기초를 배웠어요. 그런데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군요. 오랜 기간 기술자를 찾아다니며 배웠습니다.”라는 권 씨는 “온종일 앉아서 재봉틀을 돌리면 허리, 어깨 안 아픈 데가 없지만, 자식(1남 1녀)들에게 열심히 성실하게 사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30년 한길의 원동력을 말한다.

직원을 여러 명 거느린 공장을 경영하다가 수요가 줄어들면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게 되었지만,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이 있어서 오늘도 문을 닫을 수가 없다고 한다. 가게 한쪽에는 전통문양의 수가 놓인 방석과 쿠션이 곱다.

권인희 씨에게 자수를 배우는 김선영(청천동) 씨는 “권 선생님은 매주 목요일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으로 환자들을 위해 재봉 기능 봉사를 하러 가세요. 항상 배우고, 나누고, 사시는 모습을 보면서 삶을 제대로 사는 방법까지도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인희 씨는 “미싱 자수는 재봉 기술뿐만 아니라 도안 및 색상에 따라 실을 바꿔줘야 하는 등 미적 감각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배우면 활용도가 아주 높은 기술입니다.”라며, 관심이 있으면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했다.

예원자수 ☎ 032-512-3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