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내민 시[발표작]
편측 무관심
즐팅이
2016. 4. 11. 16:53
편측 무관심
1
오른쪽 손목을 그어 시간을 멈춘다 태생부터 칼날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내가 잃어버린 위성은 왼쪽 방향을 선호했는데,
내가 가졌던 첫 숨을 초침이라 하고
당신이 가졌던 첫 울음을 분침이라 하고
내가 잃어버린 첫 웃음을 시침이라 할 때
당신을 향한 나의 왼쪽이 그 모든 것을 버리고 풍경을 지우기 시작한다
2
나를 두고 간 사람은 오른쪽을 탐하던 왼손잡이다 왼손을 무한히 버리고 버리며 살았다 전셋집 옮기듯 여자를 옮겨 다니던 남자, 나의 오른쪽이 줄줄 흘러내리는데
다층 2016 봄호 통권 6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