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언제부터였는지 모른다.
열어달라고 두드리는 소리를
아니, 울리는 함성을 들었다.
깃발의 기척 같기도 했고
겨울나무 가지 끝 눈송이가
서성이다 떨어지는 소리 같기도 했다.
알 수 없는 그 무엇 같은,
시는 싱싱한 나의 귀를 끌고
알 속 적막에 들더니
바람의 긴장이라 한다.
청춘과 희망의 나래가 퍼득이고
생각의 빈 손이 보인다.
몇 번째 별에서 만나야 당신이 반짝일까
누가 나의 환상을 위해 울어줄 이 없는데
온몸으로 기다리는 시간의 뼈가 살을 기다린다.
2014년 입추를 지나며
이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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