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패키지1 이어지는 패키지 이어지는 패키지 첫 목적지는 멀고 멀었다 낮인지 밤인지 분간할 수 없었고 투어버스는 번번이 툴툴거렸다 경적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분명 오래전에 순례자들은 잠들었는데 성지와 유적지의 차이는 알 수 없고 그들의 태도와 의지는 다 어디로 갔을까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린다 문을 열었다 손목은 보이지 않고 CCTV 같은 눈동자만 있다 무엇을 끝까지 목격하려는 걸까 운전석에선 핸들을 휘감은 물뱀 히드라가 아홉 개의 머리를 들어 갑자기 나를 바라본다 비명을 지르려고 입을 벌렸는데 이국의 언어가 쏟아진다 라디오에선 클로징 멘트가 흘러나온다 아마존 노란점거북이의 눈물에서 나트륨을 섭취하는 나비의 사연과 거북이의 눈 가장자리에 앉을 때마다 팔랑거리는 나비의 느린 슬픔을 아느냐고 묻는다 내가 훌쩍훌쩍 운다 창문.. 2021. 6.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