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어쩌면 내 발끝
얘야, 무릎을 구부려라
누가 두 번째 백조인지 질문하지 마렴
감촉과 촉감처럼 어감의 차이를 알려 하지 말고
최후의 나머지로만 남을까 봐 전전긍긍하지 마라
생생한
마주르카 춤곡과
네거리에서 멈추지 않던 질주와
서늘했던 아스팔트의 고집이
내 발목을 친친 휘감는데
엄습하는 환상통, 마치 발가락이 있는 것처럼
무희들이 만들어내는
팽팽한 탄성
고요한 도약
나는 여전히 꿈속에서 발레화를 벗지 못하는데
내가 산 꽃다발을 내가 안고
빈 발끝을 세워본다
무대 위 너처럼
-리토피아 2019 겨울호
'얼굴을 내민 시[발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류의 방식 (0) | 2020.02.26 |
---|---|
정전 (0) | 2020.02.26 |
우리는 서로 같아서 (0) | 2019.12.09 |
유령선 (0) | 2019.12.09 |
Beethoven No. 60 (0) | 2019.12.09 |